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워싱턴대교구에 파견된 농아사제 박민서 신부가 현지 신도들에게서 화제다.
박신부는 지난 2월부터 워싱턴대교구 유튜브 채널(ADW Special Needs Ministry)을 통해 수어로 주일미사를 주례했다. 박신부가 주례하는 유투브 미사는 평소 미사의 10배에 달하는 800명이 접속했다. 현지 신자들은 "아시아에서 온 농아사제가 영어 수어로 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유수 가톨릭 언론사인 `가톨릭 스탠다드` 등은 청각장애 신자들이 "미국 수어(手語)로 미사를 드리는 동안 편안함을 느꼈고 박 신부의 다음 미사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청각장애인이 사제 수어로 집전하는 미사를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박 신부는 "첫 라이브스트리밍 미사를 녹화할 때 매우 떨렸다"며 "1994년부터 1999년까지 갈로뎃 대학교(Gallaudet University)에서 공부할 때 미국 수어(手語)를 배웠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수어 실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신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미사를 집전했더니, 많은 신자분들께서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세계 곳곳에서 가톨릭교회가 청각장애인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소외되어 있다며, 이들을 위한 다양한 사목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신부는 아시아 최초의 청각장애인 사제로 유명하다. 그는 청각장애인 종합대학인 미국 갈로뎃 대학교에서 철학과 수학을 전공하고 뉴욕 성 요셉 신학교 대학원을 거쳐 한국에 돌아와 가톨릭대 신학대학을 마친 뒤 2007년 사제품을 받았다.
박신부는 현재 해외선교사제로 미국 워싱턴대교구에 파견돼 워싱턴대교구 농인사목 전담사제와 갈로뎃대학교 가톨릭 교목사제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