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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영상의 힘’ 인기 끄는 농인 유튜버 3인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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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강원도수어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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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19-03-25 11:21
  • 조회 : 1,0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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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영상의 힘’ 인기 끄는 농인 유튜버 3인3색

등록 :2019-03-19 14:54수정 :2019-03-1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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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시대 가고 유튜브 시대 열려
소리 없이 수어로만 전달하는 콘텐츠 등장
“농인이 주인공인 콘텐츠 만들고 싶다”
유튜브 채널 <하개월>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하개월> 영상 갈무리
떠들썩하게 눈과 귀를 자극하는 다른 유튜브 영상과 달리 이 유튜브 영상에는 말소리가 없다. 일상 소음과 화면뿐이다. 처음 보는 이들에겐 마치 마음을 안정시키는 자율감각 쾌락반응(ASMR) 영상처럼 보이고 들린다.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해 샌드위치 가게 ‘서브웨이’에서 즐겨 먹는 메뉴를 골라 주문하는 모습은 즐거움 그 자체다.

 

“서브웨이에서 불편한 것은 직원과 나와의 거리가 멀어요. 또 직원이 뭐라 말하는 것들이 많아요. 빵부터 야채, 소스까지 하나하나 다 지정해야 하죠. 빼야 할 것들도 얘기해야 하고요.”

 

“메모장에다 쓴 걸 보여줍니다. 직원이 읽습니다. 그냥 (주문 세부 사항을 적은) 폰을 드렸습니다. 직원분이 열심히 읽고 계시네요.”

 

 

이 영상은 지난해 1월 문을 연 <하개월>(hamonthly) 채널에 올라온 영상이다. 농인 유튜버 김하정(31)씨는 2017년 네이버 블로그에 농인과 장애 관련된 글을 써오다 ‘말 못하는 사람’ ‘농인 부모는 정말 힘들겠다’ 등 농인에 대한 편견을 더 적극적으로 깨고 싶어 유튜버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문을 연 지 1년 만에 구독자는 9천명에 달한다.

 

“한국의 헬렌 켈러가 되길 바라요!” “입 모양 읽을 수 있어요?” “귀야 열려라!”

 

김씨가 지난해 8월 자신의 채널에 ‘나, 이런 말까지 들어봤다-53인 농인들의 말!말!말!’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에 담긴 내용들이다. 19일 현재 이 영상의 조회 수는 2만2천건에 이른다. 이 밖에도 ‘농인이 서울에서 한국영화 볼 수 있는 곳 단 두 곳?’ ‘한국 드라마는 한국 농인에게 자비로운가’ ‘농인이 노래방을 간다고요?’ 등 김씨가 올린 영상은 즐거움이 가득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농인과 장애에 대한 편견에 일침을 가한다.

 

김씨의 뜻은 간단하다. “농인이 주인공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것. 김씨는 앞으로 농인과 청인들이 함께 모여 소통하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팬 미팅’ 개최를 꿈꾸고 있다. “농인과 청인이 한자리에서 동시에 울고 웃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 유튜브 채널 안에서는 그 일이 가능해졌으면 좋겠어요.” 하정씨의 말이다.

 

유튜브 채널 <하개월>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하개월> 영상 갈무리
영상 중심 콘텐츠 채널인 유튜브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농인 유튜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청각 중심 콘텐츠인 팟캐스트와 달리 시각 중심 콘텐츠인 유튜브야말로 농인들에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먹방’과 같이 자극적인 콘텐츠로 짧은 시간 치고 빠지는 유튜브 세계에서 농인들의 콘텐츠는 예외적 존재들이다. 이들의 콘텐츠는 오롯이 메시지 내용에만 집중해야 한다.

 

농인 배우 김리후(30)씨도 지난달 소리 없는 유튜브 채널 <리후 티브이>(LIHOO TV)를 열었다. “앞으로 올릴 영상의 주된 내용은 농인과 수어와 관련된 이야기들인데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

 

이 채널의 구독자 수는 18일 기준 2천명을 훌쩍 넘었다. “농인 또한 사람이니 당연히 저마다의 생각이 다를 수 있잖아요? 평소 우리 농인들을 접할 기회가 별로 많지 않다 보니까….”

 

유튜브 채널 <리후 티브이>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리후 티브이> 영상 갈무리
리후씨가 유튜브 채널을 열기로 한 건 한국의 빈약한 수어 통역서비스를 바꾸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평소 리후씨가 한국의 수어 통역 서비스가 빈약하다고 주장할 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다른 농인들은 아무 말 않고 있는데 왜 리후씨 혼자 항의를 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후씨는 유튜브를 통해 ‘대놓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로 했다.

 

“아기가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나면 음성언어 중심으로 교육하는데,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할까요. 내가 사회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 사회가 농인의 환경에 맞춰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가장 좋은 방법이 ‘수어 통역 서비스’죠.”

 

 

리후씨는 자신의 유튜버 활동이 궁극적으로는 수어 통역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그 시작은 농인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재미없거나 지루할지라도’ 수어 콘텐츠를 계속해서 제작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많은 농인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는 것에 힘쓰고 싶습니다. 농인들의 힘이 세질수록 미디어의 수어 통역 서비스도 활발하게 이뤄지겠죠. 수화 통역의 사이즈가 곧 농인들의 입지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채널 <이자까> 영상 갈무리
유튜브 채널 <이자까> 영상 갈무리
또 다른 농인 유튜버 ‘이자까’가 유튜버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해 8월이다. 이자까는 그때를 ‘페미니스트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 시기’라고 말한다. “‘편파판결·불법촬영 규탄시위’ 참여를 시작으로 페미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시작했어요. 마침 하고 싶은 말이 무척이나 많았던 때였죠.”

 

이자까가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펼치는 데는 유튜브가 제격이었다. 평소 인스타그램 등에 글을 써오던 이자까는 유튜브 채널을 만든 이유에 대해 “음성언어는 영상이 없어도 라디오처럼 소리로만 들을 수 있죠. 하지만 수어는 꼭 눈으로 봐야 하는 언어입니다. 수어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유튜브가 제격인 셈”이라고 말했다. 수어보다 구화가 편함에도 불구하고 이씨는 모든 콘텐츠를 수어로 제작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농인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니까요. 한국어와 수어는 문법이 달라요. 농인은 한글 자막보다 수어가 훨씬 편하거든요.”

 

 

이자까는 수어 콘텐츠의 힘을 믿는다. 농인 여성들의 이중 코르셋을 벗기는 데 자신의 영상이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몇몇 농인 여성들이 보청기를 드러내는 것조차 두려워했다가 제가 쇼트커트로 머리를 자르는 영상을 보고 보청기를 드러내는 것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여성 농인들도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 코르셋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채널 ‘이자까’는 현재 구독자가 1만2334명에 이른다. 이자까에게 유튜브란 ‘불행한 진실을 알리는 창구’다. ‘한국의 약물 강간 문화’ ‘하이힐은 현대판 전족이다’ ‘반(反)혼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등 페미니즘 관련 이슈를 주로 다루는 이자까의 꿈은 역설적이게도 ‘제작하고 싶은 콘텐츠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만들 콘텐츠가 너무나 많다는 건 그만큼 여성혐오의 뿌리가 깊고 방대하다는 것이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86497.html#csidx1651c541e50c8b1a11f8ada03522993 onebyone.gif?action_id=1651c541e50c8b1a11f8ada03522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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