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웹진’ 일어로 옮겨 진실 알린 日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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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19-08-1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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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웹진’ 일어로 옮겨 진실 알린 日여성
소녀상 배지 등 달고 다니며 홍보… “비극 반복 안하려면 역사 기억해야”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만난 일본인 수화(手話) 통역가 기타무라 메구미 씨(47·여)의 가방엔 배지 20여 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것들이었다. 기타무라 씨는 서툰 한국어로 “배지를 보면 ‘귀엽다’며 말을 거는 사람이 많아요. 그러면 저는 ‘이게 바로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겁니다’라고 설명해줘요. 그런 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해 늘 (배지를) 가지고 다녀요”라고 말했다.
기타무라 씨는 13일 서울대 여성연구소 주최로 서울시청에서 열리는 위안부 피해자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12일 한국에 왔다. 14일엔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1400회 수요집회와 위안부 기림일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방한 일정은 위안부 관련 행사로 가득 차 있다.
기타무라 씨는 여성가족부 산하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가 찾으려고 애써왔던 ‘이름 모를 일본인’이기도 하다. 연구소는 올해 3월 발간한 위안부 웹진 ‘결’을 연내에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으로 옮기기로 하고 해외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위안부 관련 기사를 직접 번역해 게재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기타무라 씨가 번역한 것이었다. 그는 “위안부는 전쟁 성폭력이지만 (보편적인) 여성인권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번역 작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기타무라 씨는 최근 한일 관계가 나빠진 것을 걱정했다.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한 기사에 ‘악플’을 다는 누리꾼은 물론이고, 매달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위안부 관련 강연회에 나타나 ‘위안부는 거짓말’이라고 외치는 일본인도 생겼다는 것이다. 기타무라 씨는 “진실을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기분이 든다”며 “일본 정부가 식민역사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어 단어를 꼽아달라고 부탁하자 기타무라 씨는 한 손을 들어 관자놀이 근처에서 주먹을 쥐었다가 폈다. ‘기억’을 의미하는 수화 언어다. 이 수화 언어는 한국과 일본이 똑같다고 한다. 기타무라 씨가 덧붙였다. “역사를 기억해야 해요. 기억하지 않으면 반복돼요.”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출처 http://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813/969409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