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인천 버스 LED내부전광판에 청각장애인은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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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강원도수어문화원
- 이메일 : kwdeaf@daum.net
- 작성일 : 20-02-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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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시 부평구와 연수구 노선을 운행하는 111-2번 버스의 하차정류장을 알려주는 LED 내부전광판이 꺼져있다.
"전광판이 안 나오면 어딘지 알 길이 없죠. 계속 긴장하면서 창밖을 보거나 다른 사람이 하차할 때, 문 열리면 그때 어딘지 봐야 해요."
최근 인천 부평역을 가기 위해 111-2번 버스를 탄 청각장애인 정유정(여·28)씨는 당황했다.
버스 입구에 설치된 LED 내부전광판이 꺼져 있었기 때문이다.
안내방송을 들을 수 없는 유정씨는 버스를 타면 글자로 하차정류장을 알려주는 전광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전광판이 꺼져 있는 탓에 목적지를 알기 어려워진 것이다.
유정씨는 "종종 그런 경우가 있다. 전광판만 보고 가니까 그게 꺼지거나 고장 나 있으면 계속 긴장한 채로 창밖이나 출구만 보고 있어야 한다"며 "그나마 아는 길이면 짐작해서 내릴 수 있지만 잘못 내린 적도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LED 내부전광판은 청각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가 생기면서 청각장애인들이 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버스 안에 설치된 LED 내부전광판은 인천시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에 인천시에 위탁을 받아 관리하고 있다.
관리위원회는 LED 내부전광판 관리에 대해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 고장은 절대 없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김영구 관리위원회 국장은 "전광판에 문제가 생기면 버스 기사들이 바로 A/S를 요청하고 주기적으로 버스를 타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며 "여태까지 문제가 생긴 경우를 전혀 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실제 버스 내 LED 내부전광판이 꺼져 있는 사례를 제시하자 "버스 기사들이 전원 버튼을 깜빡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을 바꿨다.
인천시 농아인협회는 버스를 이용하는 청각 장애인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아인협회 관계자는 "지하철은 칸마다 안내전광판이 설치돼 있어 한 곳이 고장 나 있으면 다른 칸으로 이동하면 된다. 하지만 버스는 그렇지 않다"며 "사소해 보이지만 청각 장애인에게는 제약으로 인한 이동수단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문제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고 강조했다.
조냇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