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례관리사 배미순씨 "청각장애인들 대변인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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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강원도수어문화원
- 이메일 : kwdeaf@daum.net
- 작성일 : 20-07-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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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사례관리사 배미순씨 "청각장애인들 대변인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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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자회견마다 수어통역사 배치로 직업 화제
울산 중구 병영1동 근무 배미순씨 "사회복지사가 천직"
"농아 민원인 사기사건 접하면서 수화 배워야겠다 생각"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 중구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에 근무하는 통합사례관리사 배미순(51·여)씨가 8일 청각장애인과 수화로 소통하고 있다. 2020.07.08. (사진=울산시 중구 제공)photo@newsis.com |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서투른 수화지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데 행복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청각장애인들의 대변인이 되고싶어요."
8일 울산 중구 병영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통합사례관리사로 근무하는 배미순(51·여)씨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관련 기자회견마다 장애인들을 위한 수어통역사가 배치돼 이 직업이 화제가 된 가운데 배씨도 수화로 청각장애인 민원인들의 귀와 입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4월 공직생활을 시작한 배 씨가 수화를 배운 것은 이듬해 발생한 한 사건을 접하면서다.
당시 중구 주민생활지원과에 근무하면서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것처럼 농아인들에게 접근해 그들의 돈을 갈취하는 사례를 보고, 농아인들을 도와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수화를 배웠던 것.
업무가 바빠지면서 한 동안 배움을 쉬었다가 지난 2년전부터는 정식으로 중구 학성동에 위치한 수화협회에서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배움은 최근 여름철 폭염대비 1인 가구 조사에서 병영1동에 거주하는 농아인 A(53) 씨의 가정을 방문해 안부를 묻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해 부식과 여름이불을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활용됐다.
직업과 관련한 배움이었지만 현재 지역의 한 교회 농아부에 참여해 찬양통역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가장 기억이 나는 도움은 2년전에 만나게 된 청각장애인 B씨로, 파키스탄인 남편과 사는 우리나라 여성인 B씨의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의뢰가 들어온 경우다.
한국어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남편과 수화를 하는 아내가 살고 있다보니 의사소통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받을 수 있는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복지사각지대인 놓인 상태였다.
배 씨는 B씨와 수화로 얘기하면서 그들에게 놓여진 어려운 점을 차근차근 풀어 나갔고, 이후 아이가 학교에 입학해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통신문 등 준비물 등도 알려줬다.
이제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가서 자주 볼 수 없지만 아직도 B씨는 의논할 일이 생기면 남편, 아이와 함께 배미순 씨를 찾는다.
배 씨는 "자신의 도움으로 환하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서투른 수화지만 내가 해줄 수 있다는데 정말 행복함을 느끼는 것을 보니 사회복지사가 아마 천직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각장애인들은 의사소통부터 어려움이 커 여러 가지 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이들의 대변인 역할을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