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헌혈 장벽 낮아진다…수어영상·통역봉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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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강원도수어문화원
- 이메일 : kwdeaf@daum.net
- 작성일 : 21-06-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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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 헌혈 장벽 낮아진다…수어영상·통역봉사 지원

이런 변화는 한 청각장애인이 헌혈을 하러 갔다가 거부당한 경험에서 시작됐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직장인 A씨는 지난 2월 초 서울에 위치한 한 헌혈의집에서 청각장애를 이유로 헌혈을 거부당했다.
그러나 A씨는 20년 넘게 언어재활치료를 받았고, 인공와우 수술을 해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한 본인이 헌혈을 할 수 없었던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문진간호사의 추가 문진이 가능하다면 시·청각 장애인도 헌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사람마다 장애 정도가 다르고, 어린 나이에 장애인이 된 사람과 성인이 된 후로 장애인이 된 사람의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장애인을 일반화하면 안 된다"면서 신문고에 민원을 넣었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대한적십자사 중앙혈액원이 전국 헌혈의집에서 청각 장애인 응대를 위한 별도 안내문을 제공하고, 헌혈 참여시 유의 및 안내사항에 대해 수어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와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진 것이다.
또 외국인이 헌혈을 할 때 통역 봉사원을 사전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과 같이 사전에 수어통역을 요청할 경우 수어통역봉사원을 활용해 청각장애인들의 헌혈 참여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A씨는 인권위로부터 받은 우편물 일부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마음이 많이 상했지만,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는 것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해당 글은 5000건이 넘게 리트윗(RT·재전송) 되는 등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와 관련 A씨는 뉴스1에 "당초 인권위에서 사과를 받고 합의하는 게 어떠냐는 연락을 받기도 했는데, 제가 이런 방법을 몰랐다면 사과받을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끝까지 거절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적십자사 측은 헌혈 시 최우선 사항이 헌혈자의 안전확보인 만큼, A씨를 문진한 간호사가 유사시 대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장애인 헌혈자가 현장에서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문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안내영상도 새로운 안내문을 기반으로 제작해 게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의사소통에 무리가 있는 청각장애인은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수어통역센터를 활용해 수어 통역사와 함께 헌혈의 집을 방문할 것을 안내문 등을 통해 안내하고, 수어통역사 없이 헌혈의집을 방문할 경우 문진 간호사가 수어통역센터에 연락해 의사소통에 도움을 얻는 방향으로 청각장애인의 헌혈 참여를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지자체별 수어통역센터와의 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청각·시각장애인들께서 헌혈의집, 헌혈버스 등에서 꾸준히 헌혈에 참여해주고 계신다"며 "장애인 헌혈자 분들의 안전한 헌혈 참여를 위해 안내문 제작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대한적십자사 측은 새 안내문을 제작해 부착할 때까지는 현재 헌혈의집에서 사용 중인 헌혈 안내문을 활용해 현장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