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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뛰어난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 직업 ‘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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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강원도수어문화원
  • 이메일 : kwdeaf@daum.net
  • 작성일 : 23-02-2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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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뛰어난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 직업 ‘딱’이죠”

출처 국민일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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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방문한 서울 마포구 ‘플립플라워’ 작업실 너머로 음악 소리와 함께 직원들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작업실 안을 들여다보니 직원들이 꽃다발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잠시 후 작업실에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직원들은 수화나 필담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어색함은 없었다.

플립플라워는 박경돈(31) 대표가 청각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2019년 설립한 꽃 정기구독 브랜드다. 정기구독 서비스를 신청하면 매달 다른 꽃다발이 배송되는 시스템이다.

정기구독 서비스 주기는 2주에 1회, 4주에 1회 중 선택할 수 있다.

창업 초기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업이 어려워지나 싶었는데 박 대표는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비대면 시대에 바깥 외출이 줄어든 사람들은 실내 분위기 환기를 위해 꽃 배달을 선택했다. 창업 초반 72명에 불과하던 전국의 구독자는 월평균 3000명에 달한다. 재구독률도 약 8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면 시대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플립플라워는 하루 평균 150개 꽃다발을 만들어 배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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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장교가 꽃집 사장 된 사연


플립플라워 직원은 총 6명인데 이 가운데 3명이 청각장애인이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이들은 박 대표가 창업을 결심하는 이유가 됐다.

박 대표는 육군 장교로 근무하던 당시 예상치 못한 일로 청력손실을 경험했다. 군 사격장에서 귀마개를 착용하는 게 귀찮다 보니 일주일간 한쪽 귀의 귀마개를 빼고 생활했고 그 탓에 이명과 함께 귀마개를 끼지 않은 귀가 잘 들리지 않게 됐다고 했다. 다행히 박 대표의 청력은 회복했지만, 해당 사고로 청각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경험했다.

박 대표는 이 일을 계기로 방문한 일산의 한 장애인 직업개발원에서 여성 장애인의 실상과 어려움도 목격했다. 그는 “여성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 모델 자체가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각장애인 직업 교육 모델도 대부분 이공계열에 국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료자의 80%가 남성이다 보니 일터에서는 고용주들의 여성 고용 의지가 약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꽃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 건 아니다. 청각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고민을 하던 중 그들이 가진 달란트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분야로 집중됐다. 그렇게 선택한 게 ‘꽃’이었다.

박 대표는 “인간은 생각보다 청각을 통해 많은 정보를 받아들인다”면서 “청각장애인들은 자연스럽게 입 모양이나 손짓 등 시각에 더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다. 청각장애인의 시야는 비장애인보다 1.2~1.5배 정도 더 넓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와 고용주가 조금만 도와주면 이들이 가진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이야기도 더했다.

회사명에도 플립플라워의 정체성을 오롯이 담았다. ‘플립(flip)’은 꽃(flower)과 입술(lips)의 합성어로 ‘꽃잎에 청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뜻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 변화를 꿈꾸는 박 대표의 바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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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이 플로리스트가 되기까지


박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청각장애인의 장점을 살려 플로리스트로 양성하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플로리스트 양성 교육을 진행하는 데서 나아가 플라워숍 창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플립플라워는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만39세 이하 청각장애인 청년들에게 직업 교육을 진행한다. 총 8주에 걸쳐 진행되는 이 교육은 꽃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 수업과 함께 꽃 담는 상자, 꽃 관련 소품, 웨딩 부케 만들기 등 실습을 병행한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특성상 전문 속기사와 현직 플로리스트가 함께 진행한다. 최근에는 현직 플로리스트 겸 수화 통역사를 섭외해 교육의 질을 높였다.

실제로 플립플라워에서 일하는 청각장애인들은 수화 구어 필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한다. 각자 장애 정도가 달라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무는 세밀하게 분업화했다. 청각장애인들이 일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박 대표와 비장애인 직원들의 배려가 숨어있다.

이뿐만 아니라 플립플라워는 하나님의 형상이 나타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사업장이 일상 속 교회로 나아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면서 “단순히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직원들이 회복을 경험하는 곳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나아가 그는 2021년 경기도 파주시에 ‘플립플라워 카페’를 열어 청각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사업 다각화는 계속 전개할 계획이다. 박 대표가 “장애인 인식 변화를 위한 사업을 확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제시한 게 청각장애인을 위한 ‘오프라인 플라워숍’이다.

“청각장애인들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장애인분들이 어려움 없이 편하게 키오스크를 통해 꽃을 구매하는 겁니다.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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